초록
"민화가 일반 백성들의 그림이라고 한다면, 민화란 정통회화기법의 관점에서 소박하고, 다소 조악한 그림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종래 정통회화와 평면비교하여 민화의 가치를 절하하는 경향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통회화를 통한 감성욕구를 민화를 통해 대체하려는 비록 일부 이긴하지만 있었다하더라도, 민화의 주 용도는 벽사용이었던 것이고, 이 때문에 민화에 대한 회화적 평가는 그림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족하다고보며, 그렇게하는 것이 민화에 대한 정당한 평가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민화가 갖는 상징성 내지 벽사적 의미(辟邪的 意味)는 대다수 사람들이 특별한 분석도구를 이용하지 않고서도 파악될 수 있는 것이지만, 기호학이란 도구를 통해 민화화제들의 외시적, 공시적의미를 밝힘으로써 민화의 가치를 좀 더 세련되게 설명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우선, 호작도는 호랑이와 까치그림을 통해 3재를 막으려는 의도와 실체는 없지만 막연히 기쁨에 대한 염원을 함의하고 있고, 둘째로, 십장생도는 그림의 소재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불로장생의 염원을 함의하고 있으며, 셋째로, 운룡도는 상상속의 동물인 용을 통해 무한한 힘에 대한 욕망을 함의하고 있고, 넷째로, 오봉산일월도는 다소 전통민화의 분류에 넣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전통사상인 오악신앙, 도교사상, 음양오행사상등은 민화의 공시적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섯째로, 모란도는 주로 병풍의 소재로 씌여졌고 그 병풍은 혼사날에 사용되어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신랑. 각시의 풍족한 삶에 대한 영혼을 함의하고 있다. 여섯째로, 송학도는 소나무가 겨울산에서 유일한 초록을 보여주는 나무라는 점에서 선비들의 절개. 지조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을 함의하고 있다. 일곱째로, 연화도는 연꽃이 갖는 불교적 의미와 더불어, 길상. 자손 번성등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란 함의를 나타내고 있고, 끝으로, 산신도는 일종의 무화로써 옛 사람들의 산신에 대한 영험함과 두려움을 통해 좋은일에 대한 바람과, 현재의 나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을 꽤해보려는 함의를 갖고있다. "